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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질주 — 여섯 섬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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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조각은 함께

바닷가에서 주운 마지막 유리 조각을 붙이고 별등의 최종 점검이 시작된다. 여섯 섬에 흩어진 친구들이 약속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노을과 반짝이는 소식을 전할 복도에 나란히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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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등의 마지막 유리 조각은 노을이 바닷가에서 주운 것이었다.

아침 햇빛 속에서 기술자가 조각을 제자리에 붙였다. 여울은 남아 있는 홈을 비추었고, 금오는 아래쪽 고정 틀을 잡았다. 유리 한 장이 들어가는 데 여러 손이 필요했다.

노을은 빈 깡통을 무릎에 올려놓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처음 주웠을 때는 어디에 쓰이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저 조각 옆에 누가 서 있는지, 아래쪽 길에서 누가 기다리는지 알았다.

35화 — 마지막 유리 조각을 받치는 손들
35화 — 마지막 유리 조각을 받치는 손들

유리가 굳을 때까지 기다린 뒤 마지막 점검이 시작됐다.

중앙 조절실에서는 새별과 기술자들이 압력을 살폈다. 금오는 잠금장치 앞에 섰다. 신호를 보는 창은 복도 반대쪽에 있어서 토리가 그곳의 담당자 옆에 앉았고, 노을은 창과 조절실 사이를 오가며 소식을 전하기로 했다.

전날 확인한 짧은 복도였다. 미끄러운 곳에는 깔개를 놓았고, 쓰러졌던 선반도 치웠다. 반짝이는 노을과 함께 움직이겠다고 했다.

“너는 안쪽에서 쉬어도 돼.” 노을이 말했다.

“쉬어야 하면 말할게. 오늘은 내가 본 것을 바로 전하고 싶어.”

노을은 해루가 준 천을 확인했다. 반짝이의 빛을 부드럽게 가려도 서로의 얼굴은 보였다.

노을은 빈 복도를 한 번 걸어 보았다. 신호창에서 조절실까지 모퉁이를 하나 돌고, 낮은 문턱을 지나야 했다. 달리면 금방일 것 같았지만 말을 전할 때 숨이 너무 차면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새별은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와 누가 보았는지를 짧게 말해 달라고 했다.

토리는 담당자 옆에서 망원경 높이를 맞췄다. 성인에게 맞춰 둔 받침은 토리에게 조금 높았다. 낮은 발판을 놓자 눈을 찌푸리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잘 보이는 사람이 되는 데 발판도 필요하네.” 토리가 말하자 노을은 모자 챙도 조금 올리라고 했다.

멀리 보기 위해 먼저 맞춘 발판
멀리 보기 위해 먼저 맞춘 발판

반짝이는 복도 벽의 경고창 앞에서 멈췄다. 별등에서 일을 배우던 날 익숙했던 자리와 비슷했다. 이번에는 혼자 천을 들고 있지 않았다. 노을의 발소리가 가까이 있었고 조절실 문도 열려 있었다. 반짝이는 담당자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 눈으로 한 번 더 확인했다.

“내 목소리가 작으면 네가 먼저 들어 줄래?” 반짝이가 노을에게 물었다. 노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는 네 말을 그대로 전할게. 빨갛게 됐다는 건지, 전보다 진해졌다는 건지 섞지 않고.” 반짝이는 작은 손끝을 펴고 창을 보았다. 아직 아무 변화도 없었다.

금오는 열쇠를 돌리기 전에 기술자에게 어느 위치에서 멈춰야 하는지 다시 물었다. 기술자는 오래된 홈과 새로 붙인 표시를 함께 짚었다. 노을은 왕이 설명을 듣는 동안 끼어들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았다. 어제 한 말을 오늘 어떤 손길로 이어 가는지 처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복도 창으로 바람이 들어왔다. 토리는 지도를 꺼내지 않고 옆 주머니에 넣었다. 지금은 길을 그리는 일보다 눈앞의 신호를 보는 일이 자기 몫이었다. 노을은 토리가 연필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고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친구는 각자의 자리에 서서 한 번 눈을 맞췄다.

여울이 복도를 지나 바깥의 빛길을 살피러 갔다. 아리는 정박지에 머물렀고 관리 별들은 필요한 통로를 비웠다. 모두가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만 노을은 지도 속 어느 자리에 누가 있는지 떠올릴 수 있었다. 높은 하늘에서 새벽새의 날개가 천천히 펼쳐질 준비를 했다.

새벽새가 높은 하늘로 날아올랐다.

첫 번째로 날개를 펼쳤다.

바닷길의 은솔은 유리 그릇 옆에 섰다. 집순이가 마지막으로 홈을 훑고 나왔고, 끼룩은 망루와 관리실 사이에서 본 신호만 전할 준비를 했다.

붉은절벽에서는 단단과 로코가 같은 줄을 잡았다. 단단이 받침을 보고 로코가 장력을 확인했다. 삐약은 딸랑이를 발 앞에 두고 귀를 기울였다. 그믐은 어느 쪽에서도 보이는 높은 계단에 섰다.

꽃잎숲에서는 꽃비가 손잡이를 맡았다. 몽실은 마른 길을 따라 확인 소식을 날랐고, 하늘하늘은 위에서 물길을 살폈다. 초롱은 갈림길마다 약속한 모양으로 불빛을 고정했다.

얼음협곡의 뒤뚱은 고리와 제동줄을 확인했다. 말랑은 물 아래 방출구를 점검하고 나와, 더 고칠 곳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늘 아래 관리소에서 설아는 찬물 통의 눈금을 읽었다. 뭉게는 이미 모아 놓은 물통 옆에서 쉬며 남은 양을 함께 보고 있었다.

등대에서는 해루와 갈매기 할머니가 빛을 받았다. 둥글의 빈 기록장에는 여섯 섬의 확인 시간이 차례로 적혔다. 몽글은 젖은 천 위에서 관의 안쪽을 비추었고, 루온과 불씨는 도구 옆에 서 있었다.

바닷길에서 끼룩은 은솔에게 지금 날아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은솔은 아직 본 신호가 없으니 기다리자고 했다. 집순이는 홈에서 나온 작은 모래알을 밖으로 밀며 말했다. “새 소식이 없다는 것도 알아. 빈 입으로 다녀왔다고 미안해할 필요는 없지.” 끼룩은 부리를 다물고 높은 말뚝 위에 앉았다.

붉은절벽의 로코는 단단에게 줄이 평소보다 팽팽한지 물었다. 단단은 받침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먼저 확인했다. 삐약은 두 어른의 말이 끝난 뒤 아래에서 들리는 소리를 전했다. 로코가 잘 들었다고 낮게 답하자 삐약은 딸랑이에 발을 올리지 않고 귀를 조금 더 기울였다.

꽃잎숲에서 몽실은 자신이 다녀올 구간을 꽃비에게 다시 말했다. 멀리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짧은 마른 길이었다. 초롱은 갈림길의 표식 옆에서 빛을 흔들고 싶은 것을 참았다. “오늘 내 장식은 이 모양 하나야.” 몽실은 그 모양이 지금 가장 알아보기 쉽다고 답하고 천천히 출발했다.

하늘하늘은 나무 위에서 물이 흐르는 방향을 살폈다. 예전과 같은 꽃 냄새는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지만 마른 가지 사이로 새 잎이 보였다. 나비는 냄새가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며 판단하지 않았다. 지금 눈으로 확인한 물길을 꽃비에게 알려 주고 다음 가지로 자리를 바꾸었다.

얼음협곡의 말랑은 물에서 나와 뒤뚱에게 방출구 상태를 설명했다. 뒤뚱은 목록을 손으로 짚으며 다시 읽었다. 말랑은 이번에는 ‘아마’라고 말할 부분이 어디인지 먼저 구분했다. 두 친구는 그 차이를 확인한 뒤 준비 표시를 올렸다. 어제 상자에 남아 있던 빈자리는 새 고리로 채워져 있었다.

하늘 아래 관리소에서 뭉게는 물통 곁의 풀밭에 누워 있었다. 설아가 눈금을 읽자 뭉게도 같은 선을 보았다. “내가 더 만들어야 할 만큼 줄었어?” 설아는 아직 아니라고 답했다. 이미 모인 물로 쓸 수 있는 범위를 확인하는 중이었다. 뭉게는 일어나려던 몸을 다시 낮추었다.

등대의 불씨는 루온 옆에서 작은 받침을 바로 놓았다. 해루는 먼저 급한 작업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온은 도구를 준비해 두는 것과 꼭 써야 하는 것은 다르다고 답했다. 몽글의 약한 빛은 관 아래에 고르게 닿았다.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은 순간도 둥글의 공책에는 확인 시각으로 남았다.

새벽새가 두 번째로 날개를 펼쳤다.

별등의 조절실에서 금오가 열쇠를 끼웠다. 금속이 마찰하는 소리가 낮게 울렸다.

새별이 말했다.

“어느 곳에서든 멈춤이 오면 즉시 멈춥니다. 이유를 확인하는 건 그다음입니다.”

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 번째 날갯짓.

여섯 문이 함께 움직였다.

바닷길 아래에 노란 선이 켜졌다. 붉은 아치의 별무늬가 차례로 빛났다. 등대 북쪽 관을 지나간 빛은 꽃잎숲의 작은 수로를 따라 흐르고, 얼음협곡의 서리 밑에서 푸르게 반짝였다.

빛은 하늘로 돌아왔다.

중앙 조절실의 유리 그릇이 천천히 밝아졌다. 처음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러다 오래 묶여 있던 줄이 풀리는 듯 낮은 진동이 시작됐다.

반짝이는 복도 벽의 작은 경고창을 보았다. 아직 붉지 않았다.

노을은 창 쪽으로 달렸다.

토리가 멀리 있는 새벽새를 보고 있었다. 세 번의 날갯짓 뒤에 기다리던 일정한 빛이 이어져야 했다. 그런데 아래에서 올라온 안개가 창을 가렸다.

“무슨 신호야?”

노을이 물었다.

토리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눈앞의 빛은 길게 켜지는 것 같기도 했고, 안개 때문에 겹쳐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확실히 안 보여.”

토리는 망원경을 더 들여다보지 않고 담당자를 불렀다.

“멈춤인지 기다림인지 구별이 안 됩니다!”

담당자가 망원경을 받아 들었다. 그 사이 반짝이가 복도 안쪽을 보았다.

“창 색도 올라가고 있어. 아직 빨갛지는 않은데, 아까보다 진해졌어.”

노을은 몸을 돌렸다.

한걸음에 끝날 거리는 아니었다. 목수건이 뒤로 날렸고, 발밑의 깔개가 조금 밀렸다. 노을은 한 번 속도를 줄여 모서리를 돌았다. 뒤따르는 반짝이의 빛이 벽에 함께 움직였다.

35화 — 멈춤 신호를 전하는 질주
35화 — 멈춤 신호를 전하는 질주

처음 여행을 시작했을 때 같았으면, 자신이 잘못 본 것은 아닐까 생각하며 더 기다렸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 해야 할 말은 간단했다.

“신호가 잘 안 보여요! 반짝이는 경고창 색이 올라가는 걸 봤어요!”

금오는 열쇠를 더 돌리지 않았다.

새별이 즉시 중앙 흐름을 줄였다. 우회관으로 빛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금오는 기술자의 지시에 따라 손잡이를 되돌렸다.

얼마 뒤 담당자가 명확한 소식을 들고 왔다.

등대섬에서 멈춤 신호를 보냈다.

세 번째 문의 작은 조절핀이 첫 강한 흐름을 받은 뒤 비스듬히 물린 것이었다. 유리 관이 깨지지는 않았지만, 한쪽으로 빛이 몰리고 있었다. 몽글이 약한 빛으로 핀 아래 그림자를 발견했고, 해루는 바로 신호를 보냈다.

조절실은 조용해졌다.

토리가 노을을 따라 들어왔다.

“우리가 더 빨리 봤으면—”

새별이 고개를 저었다.

“못 알아보겠다고 바로 알려 줬어. 그래서 붉은 선에 닿기 전에 멈췄어.”

금오는 여전히 손잡이를 잡고 있었다.

“이번에는 기다리지 않았다.”

그 말은 아이들에게 칭찬을 구하는 말이 아니었다. 자신이 무엇을 달리 해야 했는지 확인하는 말처럼 들렸다.

등대에서는 루온이 조절핀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불씨가 연결 부위만 데웠고, 해루가 새 핀을 끼웠다. 모두가 작업을 서두르고 싶었지만, 불씨가 손을 쉬어야 한다고 했을 때 루온은 즉시 멈췄다.

불씨가 물을 마시는 동안 해루는 빼낸 핀을 천 위에 놓았다. 큰 부품도 아니었고 멀리서 보면 비뚤어진 것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 몽글이 몸을 조금 옮기자 핀 한쪽 아래의 그림자가 달라졌다. 갈매기 할머니는 그 차이를 공책에 그려 두자고 말했다.

“내가 조금만 더 밝았으면 빨리 봤을까?” 몽글이 물었다. 해루는 고개를 저었다. “아까 네 빛으로 그림자를 봤어. 밝기보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가 달랐던 거야.” 몽글은 새 핀의 위치를 확인한 뒤 젖은 천에서 대야로 돌아갔다. 계속 비추는 일은 준비한 등이 이어받았다.

다른 방향에서 보니 드러난 작은 핀의 그림자
다른 방향에서 보니 드러난 작은 핀의 그림자

루온은 돌아온 불씨에게 다음에 데울 자리를 다시 짚어 주었다. 모두가 기다린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불씨는 입을 열기 전에 팔꿈치 받침을 고쳐 놓았다. 첫 연습보다 익숙한 움직임이었지만 급하게 하지 않았다. 작은 불꽃이 필요한 부분에 닿았고 루온의 손끝 고리가 조각을 붙잡았다.

그동안 붉은절벽의 삐약은 멈춤 뒤에 오는 조용한 소리를 듣고 있었다. 로코는 줄을 고정한 채 단단에게 손을 바꿀 때를 알렸다. 꽃잎숲에서는 몽실이 평상으로 돌아와 잠깐 앉았다. 기다리는 신호가 왔다고 해서 모두가 같은 자세로 굳어 있을 필요는 없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음에 움직일 힘을 남겼다.

등대의 새 핀이 제자리에 들어가자 해루가 아주 작은 흐름으로 먼저 상태를 확인했다. 루온은 불씨의 손을 떠난 부분이 식을 때까지 기다렸다. 둥글은 처음 틀어진 시각과 고친 뒤 확인한 시각을 따로 적었다. 준비됐다는 대답은 그 확인이 끝난 뒤에야 창가로 전달되었다.

별등 위에서는 아직 자세한 수리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노을에게 보이는 것은 멈춘 눈금과 조절실에 남아 있는 어른들의 손이었다. 아래의 친구들이 자기 일을 하고 있다고 믿으면서도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다. 새별은 지금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다음 일부터 알려 주었다. 잠깐 물을 마시고, 자기 자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노을은 물을 마셨다. 토리는 신호창의 가림판 각도를 바꾸어 안개가 덜 걸리는 쪽을 확인했다. 여울은 새 길의 위치를 반사판에 맞췄고, 아리는 정박지에서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며 돌아갈 통로를 지켰다.

뭉게가 모아 놓은 물은 아직 충분했다. 설아는 양을 확인한 뒤에만 준비 신호를 올렸다.

다시 초록.

여섯 곳의 확인이 모두 돌아왔다.

새벽새의 날개가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로 펼쳐졌다.

금오와 새별이 나란히 손잡이를 움직였다.

이번에는 돌아온 빛이 유리 그릇 안에 고이지 않았다. 옅은 빛이 안쪽을 지나고, 새로 밝아진 빛이 여섯 방향으로 고르게 흘렀다.

복도에 쌓인 안개가 움직였다.

노을은 반짝이를 가리려다가 손을 멈췄다. 안개는 이제 반짝이를 향해 덤벼들지 않았다. 갈 곳을 찾은 물처럼 바닥의 홈을 따라 천천히 흘렀다. 짙은 보랏빛은 점점 옅어졌고, 돌아가는 관 속에서 투명해졌다.

반짝이가 천을 조금 내렸다.

“돌아가고 있어.”

경고창은 맑았다.

밖에서는 빛이 길을 따라 이어졌다. 끊어졌던 선들이 바닷길과 숲과 얼음 사이를 묶었다. 높은 하늘에서 보니 전체는 긴 꼬리를 가진 여우의 모습이었다. 머리도 꼬리도 한 섬의 빛만으로는 완성되지 않았다.

여섯 섬의 빛길이 하나의 여우자리로 이어지는 순간
여섯 섬의 빛길이 하나의 여우자리로 이어지는 순간

새벽새가 넓게 원을 그렸다. 아리의 등에 별무늬가 하나씩 켜졌다. 멀리서 고래의 낮은 울음이 들렸다.

토리는 창밖을 보다가 공책을 펼쳤다. 마지막 빈칸에 손을 대자 연필이 미끄러졌다. 손이 땀에 젖어 있었다.

노을은 웃으면서 자기 옷자락을 내밀었다.

“나중에 그려도 돼. 지금은 같이 보자.”

토리가 연필을 내려놓았다.

반짝이가 두 친구 사이로 내려왔다. 빛이 전보다 밝아졌지만, 몸의 한쪽 끝에 남은 작은 흠은 그대로였다.

노을은 그 흠을 손끝으로 가리키다가 멈췄다.

“이제 아프지는 않아?”

“응. 처음보다 훨씬.”

금오가 조절실 밖으로 나왔다. 관리인들은 기뻐하면서도 마지막 눈금을 적고, 잠금장치가 다시 움직이지 않도록 새 고정쇠를 걸었다. 수리가 끝났다는 말은 그 확인 뒤에 나왔다.

확인이 끝났다는 말을 듣고도 토리는 망원경에서 곧바로 눈을 떼지 못했다. 담당자가 이제 내려와도 된다고 두 번 말한 뒤에야 발판에서 내려왔다. 무릎이 조금 굳어 있었다. 노을은 아침에 양말을 갈아 신던 때보다 지금 다리가 더 낯설다며 웃었다.

관리 별 하나가 복도 끝의 선반을 다시 밝히는 것을 보았다. 거창한 빛줄기와 달리 작은 등 하나가 제자리에 켜졌다. 반짝이는 그 앞에서 잠깐 멈췄다. 노을이 무엇을 보느냐고 묻자 별은 전에는 저 등 밑에 천을 걸어 두었다고 말했다. 돌아온 길이 일상의 작은 자리에도 닿고 있었다.

금오는 기술자들이 마지막 도구를 정리하는 동안 밖으로 나가 축하부터 받지 않았다. 다음 교대자가 읽을 기록과 남은 수리 목록을 확인했다. 새별은 깨진 선반과 갈라진 바닥까지 하루에 모두 고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토리는 그래서 내일도 이곳에서 평범한 망치 소리가 날 것 같다고 했다.

노을은 창밖의 여우 모양 빛을 다시 보았다. 어느 부분이 자신들이 처음 건넌 바닷길인지 토리와 함께 찾았다. 둘은 한 번 엉뚱한 곳을 짚고 웃었다. 높은 곳에서 모든 섬이 보인다고 갑자기 모든 길을 외운 것은 아니었다. 반짝이는 알고 있는 정박지 쪽부터 천천히 설명해 주었다.

“저 아래 친구들은 우리가 보고 있는 모양을 아직 못 봤겠지?” 토리가 말했다. 노을은 돌아가서 그려 보여 주자고 했다. 이번에는 토리 혼자 기억할 필요가 없었다. 반짝이는 여우 꼬리 끝의 빛을, 노을은 바닷길 쪽을, 토리는 전체 모양을 오래 바라보았다.

멀리서 아리가 다시 낮게 울었다. 노을은 그 소리를 이제 슬픈 소리로만 듣지 않았다. 돌아갈 길이 켜진 뒤에도 친구들을 나르는 일이 남아 있었다. 토리는 주머니에서 짧아진 연필을 꺼냈다. 노을은 무릎 위의 빈 깡통 뚜껑을 열어 보았다. 조각들이 떠난 자리에 넣고 싶은 것이 조금씩 생겼다.

노을은 빈 깡통을 열었다. 토리는 부러졌지만 버리지 않은 첫 연필심을 넣었고, 반짝이는 별등에서 받은 작은 귀환표를 넣었다.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정식 통행표였다.

깡통이 다시 작게 소리를 냈다.

노을은 그것을 가방에 넣고 창밖을 보았다.

이번에는 어느 섬의 불빛도 혼자 켜져 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