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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질주 — 여섯 섬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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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문에 찍힌 왕관

새별이 가져온 점검표와 명령서에는 똑같은 왕관 도장이 찍혀 있다. 서로 다른 섬의 기록을 날짜에 맞춰 놓던 친구들은, 잠시 닫기로 했던 문이 왜 계속 잠겨 있었는지 묻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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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별은 왕실 연락소에서 받아 온 서류를 숙소의 큰 탁자 위에 펼쳤다. 얇은 종이에도, 두꺼운 점검표에도 같은 왕관 도장이 찍혀 있었다.

그믐은 자신이 실제로 전달한 문서에 작은 돌을 올려놓았다. 전달하지 못했거나 다른 전령이 맡은 문서에는 돌을 올리지 않았다.

“이쪽까지는 내가 확인했어.” 그가 말했다. “나머지는 기록 담당자에게 다시 물어봐야 해. 전에 같았으면 아마 갔을 거라고 말했겠지만, 지금은 그걸로 부족하니까.”

그믐의 작은 돌들은 종이마다 같은 자리에 놓이지 않았다. 어떤 것은 날짜 위, 어떤 것은 봉투에서 옮긴 받는 곳 옆에 있었다. 토리는 돌을 줄 맞춰 놓으려다가 손을 거두었다. 그믐에게는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보다 확인한 부분을 가리키는 일이 먼저였다.

“이 종이들은 어떻게 찾았어요? 왕실 연락소에 가면 한 번에 꺼내 줘요?” 토리가 물었다. 새별은 처음에는 최근 서류부터 받았다고 했다. 오래된 점검표와 급한 연락은 보관하는 곳이 달라 다시 찾아야 했다. 어떤 봉투는 도착한 날짜와 안에 적힌 날짜도 달랐다.

그믐은 자신의 편지통 옆에 낡은 접수표를 놓았다. “전령은 목적지까지 가져왔다고 끝이라고 생각하기 쉬워. 그런데 내가 이 문까지 가져온 것과 담당자가 읽은 것은 다른 일이었어.” 노을은 여관에서 처음 만났을 때 그믐이 종을 놓치지 않으려고 서둘렀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럼 전령이 잘못한 거예요?” 노을이 물었다. 그믐은 자기 몫을 확인해야 하지만 모든 빈칸을 전령 탓으로 채울 수는 없다고 답했다. 새별은 받는 사람과 확인하는 사람, 결정하는 사람이 서로 다른 곳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누가 해야 하는지 정하지 않은 질문이 그 사이에 남았다.

토리는 종이 위에 작은 집을 세 개 그려 보았다. 소식을 보내는 집, 모으는 집, 결정하는 집이었다. 반짝이는 자신이 닦던 복도가 어느 집에 들어가는지 몰라 고개를 기울였다. 새별은 그곳에서 본 기록도 별도로 놓자고 했다. 큰 서류의 칸에 맞추느라 작은 별의 자리를 지울 필요는 없었다.

노을은 처음에 금오의 이름이 적힌 종이 하나만 보면 이유를 알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탁자는 점점 넓게 필요해졌다. 설아가 컵을 옮기고 뒤뚱이 의자를 더 가져왔다. 말랑은 물이 묻지 않은 손으로 빈 모서리를 눌렀다. 모두가 같은 종이를 보기 위해 자리를 바꾸었다.

새별은 앞서 들은 기록종의 내용을 옆에 놓았다. 종이와 목소리가 일치하는 부분부터 보고, 다른 부분은 질문으로 남기기로 했다. 그믐은 새별이 말하는 동안 돌을 더 올리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확인하지 않은 곳까지 아는 표시를 하고 싶지 않았다.

새별이 첫 번째 종이를 짚었다.

폭풍이 가장 강했던 밤, 임금 금오는 상층 귀환문을 잠그라고 명령했다. 바깥 바람이 빛길 안쪽으로 밀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거기에는 ‘잠시’라는 말과 함께, 아래쪽 문들의 상태를 확인한 뒤 다시 열라는 지시가 있었다.

두 번째 종이에는 문제가 생겼다.

각 섬의 보고를 한 장으로 모아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일부 보고가 비어 있으면 다음 단계로 넘기지 않았다. 배가 끊기고 연락이 늦자 완성된 보고서는 계속 나오지 않았다.

토리가 눈을 찌푸렸다.

“그러면 아무도 괜찮다고 안 했는데, 계속 닫아 두면 괜찮은 줄 안 거예요?”

새별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되지 않았다는 말을 안전하다는 뜻처럼 다뤘어. 그 사이 아래에서 올라온 경고는 각각 다른 서류에 남았고.”

노을은 마지막 종이를 보았다.

‘잠금 유지.’

짧은 말 아래 금오의 서명이 있었다.

“임금님도 이걸 봤어요?”

“잠금을 유지하는 명령에는 직접 서명했어. 어떤 경고까지 알고 있었는지는 만나서 물어야 해. 나는 여기 없는 대답을 대신 만들어 주지는 못해.”

반짝이가 자기 기록을 탁자 가운데에 놓았다. 설아도 얼음 속에서 찾은 기록종을 가져왔다. 서로 다른 장소의 기억들이 같은 날짜에 놓였다.

토리는 종이들을 날짜 순으로 조금 벌려 놓았다. 한 장에서 다음 장으로 손가락을 옮기다가, 가운데가 비어 있는 곳에서 멈췄다. 기다리던 사람에게는 그 빈자리가 얼마나 길었을지 종이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보고가 덜 왔다고 적혀 있으면, 어느 섬이 빠졌는지 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위험하다는 말까지 다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어요?”

새별은 따로 끼워 둔 짧은 경고문을 꺼냈다. “이런 소식은 먼저 전했어야 해. 보고서를 완성하는 일과 지금 위험하다는 걸 알리는 일이 한 줄로 묶여 버렸어. 그래서 종이는 움직이지 않고, 아래 문에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지.”

노을은 왕관 도장이 찍힌 두 장을 나란히 보았다. “같은 도장이면 같은 사람이 다 읽었다는 뜻인 줄 알았어요.” 그믐은 자신이 맡은 봉투 옆으로 작은 돌을 옮겼다. “어디서 발행했는지 보여 주는 표식일 뿐이야. 누구 손에 도착했는지는 따로 찾아야 해.”

반짝이는 자기 기록 위에 아무 표식도 없는 것을 보았다. 새별은 그 종이를 다른 문서와 같은 줄에 놓았다. 짧고 삐뚤어진 글씨도 그날 무엇을 보았는지 알려 주는 기록이었다.

노을은 새별의 손끝을 따라 서류를 다시 읽었다. 누가 나쁜 사람인지 먼저 찾으려던 마음 옆에, 어느 순간에 말을 전하고 대답했어야 했는지 묻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서로 다른 기억과 기록을 한자리에 펼친 친구들
서로 다른 기억과 기록을 한자리에 펼친 친구들

새별은 오랫동안 그걸 보았다.

“나도 바닷길을 닫으라는 공문만 읽고, 왜 위쪽 문이 계속 잠겨 있는지 묻지 않았어. 내 담당 구역만 안전하면 내 일을 했다고 생각했거든.”

그의 배지가 등불에 반짝였다. 노을은 처음 만났을 때 단단하게만 보이던 배지가 이제는 조금 무거워 보였다.

노을은 새별에게 바닷길을 처음 막았을 때도 지금 같은 서류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새별은 길 아래가 비어 있다는 현장 확인과 통행을 멈추라는 연락이 있었다고 답했다. 사람들을 그 돌판에 보내지 않은 판단은 필요했다. 다만 위에서 무슨 일이 이어지는지 더 묻지 않은 부분은 남아 있었다.

“그럼 한 사람이 잘한 일도 있고 놓친 일도 있는 거네요.” 토리가 말했다. 새별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아이들을 안전하게 건너게 도왔다고 다른 질문을 안 한 일이 사라지지는 않아. 반대로 놓친 일이 있다고 고친 난간까지 없었던 일이 되지도 않고.” 노을은 그 말이 자신의 화난 마음에도 닿는다고 느꼈다.

반짝이는 새별의 배지를 보았다. 별지기 배지는 어릴 때부터 일을 잘 아는 사람의 표시처럼 보였다고 했다. 새별은 그 배지가 모든 대답을 안다는 표시는 아니라고 답했다. “내가 맡은 일을 확인하고 설명해야 한다는 표시겠지. 오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모른다고 말할 책임도 있고.”

모든 답을 안다는 표시는 아닌 별지기 배지
모든 답을 안다는 표시는 아닌 별지기 배지

그믐이 새별의 찻잔에 물을 더해 주었다. 새별은 서류를 찾는 동안 잠이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토리는 그러면 오늘 이야기를 내일로 미뤄야 하느냐고 물었다. 새별은 지금 필요한 내용까지만 나누고 나머지는 쉬고 나서 이어가겠다고 했다. 종이가 많다고 한밤중까지 모두 읽을 필요는 없었다.

노을은 새별을 다시 만났으니 모르는 길이 없어질 줄 조금 기대했다고 털어놓았다. 새별은 그 기대를 듣고 미안한 얼굴을 했다가,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새로 약속하지는 않았다. 대신 지금부터 함께 확인할 순서를 보여 주었다. 노을은 그 순서 안에 자신이 묻고 싶은 자리도 있다는 것을 찾았다.

“우리가 본 게 다 맞는지 아직 모르는데 임금님이 들어 줄까요?” 토리가 물었다. 그믐은 그래서 원본과 고친 기록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을은 잘한 이야기만 정리해 가는 것이 아니라, 틀렸던 곳을 어떻게 고쳤는지도 보여 줄 수 있다는 뜻으로 들었다.

방 안의 등잔이 작게 흔들렸다. 뒤뚱이 문틈을 막고 돌아왔다. 새별은 읽은 종이와 아직 볼 종이를 나누었다. 노을은 탁자 한가운데가 조금 비자 몸을 곧게 폈다. 이제는 아래에서 알아낸 일뿐 아니라 위쪽에서 어떤 답을 보냈는지도 들을 차례였다.

그믐이 새 봉투를 꺼냈다.

금오가 보낸 답장이었다. 조사 내용을 받았으며, 하늘길이 안전하게 연결되는 대로 직접 이야기를 듣겠다고 적혀 있었다. 다섯 번째 문과 하늘 계단을 시험할 수 있는 허가증도 동봉돼 있었다.

왕실에서 도착한 답장
왕실에서 도착한 답장

토리는 봉투를 내려놓았다.

“또 우리가 다 올라가야 만나는 거네요.”

설아가 말했다.

“그 점도 이야기할 수 있어. 하지만 지금은 저 위에서 해야 할 수리가 있고, 여기에서 해야 할 수리가 있어. 우리가 직접 갈 수 있는 길부터 확인하자.”

노을은 창밖의 얼음절벽을 보았다. 위쪽은 여전히 구름에 가려져 있었다. 부모님께 돌아가겠다고 말하면 아무도 막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올라가 보고 싶은 마음도 분명했다.

새별이 아이들 앞에 앉았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묻고 싶어. 하늘길까지 계속 갈 생각이니? 위험한 공사는 어른들이 할 거야. 너희는 본 것을 설명하고, 모아 온 조각을 전달해 주면 돼.”

토리가 말했다.

“내 지도가 마지막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다만 아직 안 가 본 데를 미리 선으로 잇지는 않을게요.”

반짝이는 금오의 서명을 보았다.

“저도 말할 거예요. 숨긴 것까지요. 그런데 혼자 방에 들어가기는 무서워요.”

노을이 그의 옆에 앉았다.

“같이 들어가자. 내가 네 대신 설명하진 않을게. 말하다가 쉬고 싶으면 옆에서 기다릴게.”

그 약속을 듣고 반짝이는 처음으로 깊게 숨을 내쉬는 것처럼 빛을 폈다.

반짝이 옆에서 해 준 약속
반짝이 옆에서 해 준 약속

새별은 아이들이 앉은 쪽으로 의자를 조금 당겼다. “내일 다시 마음이 달라지면 말해도 돼. 오늘 대답했으니까 무조건 올라가야 하는 약속으로 받아들이지는 말고.”

토리는 자기 지도장의 마지막 빈장을 열었다. “저는 올라가고 싶은데, 임금님 앞에서 지도가 틀렸다는 걸 알게 되면 창피할 것 같아요. 꽃잎숲에서 제가 굵게 그린 길도 말씀드려야 하나요?”

“그 길이 이번 일을 설명하는 데 필요하면 어떻게 고쳤는지까지 말해 주면 되겠지. 너희를 잘한 일만 모아서 보여 주려고 데려가는 건 아니야.” 새별이 대답했다.

노을은 반짝이를 보았다. 옆에서 기다려 주겠다고 약속하고 나니 자신도 누가 곁에 있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말을 못 하면 새별이 질문을 다시 해 줘요. 내가 다 아는 것처럼 보이면 더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새별은 그러겠다고 했다. 그믐도 문 앞에서 기다리며 필요한 기록을 가져다주겠다고 말했다. 반짝이는 자기 종이를 새별의 서류 위에 포개지 않고 따로 접었다. 직접 꺼내 읽을 수 있는 자리에 가지고 있고 싶었다.

설아가 빈 찻잔을 모았다. 하늘길에 올라가기로 한 대답 뒤에는 이제 가져갈 물건과 쉬어 갈 장소를 정하는 일이 남았다. 토리는 먼저 연필을 몇 자루 더 챙겨야 하는지 세었다.

설아는 하늘 계단을 열기 위한 준비를 설명했다. 다섯 번째 문에서 흘러나오는 빛으로 계단의 난간을 살리고, 위쪽 받침을 점검한 뒤 소수 인원만 올라가야 했다. 마지막 별등까지 가는 길은 그다음에 확인할 문제였다.

설아는 올라갈 때 가져갈 것과 숙소에 남길 것을 나누어 놓았다. 노을은 깡통을 두 손으로 들었다. 처음에는 작은 유리 조각 하나가 들어 있었는데 이제 여러 섬에서 주운 조각들이 함께 있었다. 새별은 뚜껑이 쉽게 열리지 않도록 바깥을 확인하고 노을이 어디에 넣는지 보았다.

여러 섬의 기억이 담긴 깡통을 챙기다
여러 섬의 기억이 담긴 깡통을 챙기다

“이걸 전할 때 내가 뭐라고 해야 해요? 그냥 주우면서 왔다고 하면 너무 짧은 것 같아요.” 노을이 물었다. 새별은 어디서 발견했고 누가 꺼냈는지를 말하면 된다고 했다. 노을은 바닷길의 돌틈과 붉은 아치의 그릇 아래, 등대의 유리 관 곁을 차례로 떠올렸다. 짧은 문장 뒤에 여러 친구의 손이 있었다.

토리는 왕을 만나면 인사를 얼마나 길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했다. 뒤뚱은 자신도 왕 앞에 서 본 적은 없다고 했다. 그믐은 정해진 인사는 안내받으면 되지만 질문까지 남의 말투로 바꿀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토리는 어려운 말을 외우다가 물을 내용을 잊을까 봐 걱정했다고 털어놓았다.

반짝이는 자기가 쓴 종이를 펴서 첫 줄만 읽어 보았다. 목소리가 작아 끝이 흐려졌다. 노을은 더 크게 하라고 하지 않고 의자를 가까이 옮겼다. “여기서는 들려. 큰 방에서는 어디까지 들리는지 먼저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반짝이는 종이를 다시 접지 않고 무릎 높이에 두었다.

노을도 자신이 물을 말을 한번 해 보았다. 왜 아무도 바로 답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다. 말로 내보내자 금오 한 사람에게 모든 서류를 다 읽었느냐고 묻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새별은 어느 경고를 언제 알았고, 그 뒤 무엇을 결정했는지 나누어 물을 수 있다고 알려 주었다.

토리는 질문을 너무 잘 준비하면 답이 다 정해진 것처럼 될까 봐 걱정했다. 설아는 듣고 나서 새로 궁금한 것이 생기면 다시 물으면 된다고 했다. “우리가 공연하러 올라가는 건 아니잖니. 모르던 것을 알아보러 가는 거야.” 토리는 종이 가장자리에 대답을 적을 빈칸을 넓게 남겼다.

준비한 물건들이 가방에 들어가자 방이 조금 정리되었다. 남은 것은 집에 이 계획을 알리는 편지였다. 노을은 어른들이 함께 가도 엄마는 여전히 걱정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괜찮다는 말만 쓰는 대신 어디까지 가고 누가 곁에 있을지 자신의 말로 적어 보기로 했다.

은솔과 부모님께 보낼 편지도 다시 썼다. 이번에는 ‘잘 지내요’ 아래에 피곤한 날과 무서웠던 날도 적었다. 새별은 책임지고 동행하겠다는 자신의 서명을 넣었다.

노을은 봉투를 덮기 전에 한 줄을 더 썼다.

‘올라가서 보고 오고 싶어. 돌아오는 날도 정해지는 대로 알려 줄게.’

그믐은 편지를 가방 가장 바깥 칸에 넣었다.

“받는 사람에게 먼저, 그리고 너희에게 전달됐다는 답도 가져올게.”

창밖에서 뒤뚱이 초록 깃발을 세웠다. 수리한 다섯 번째 문이 짧은 시험을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