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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 질주 — 여섯 섬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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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빵을 먹지 않는다

빵집에서 돌아오던 꼬마 여우 노을과 토리 앞에 작은 별이 떨어진다. 웅덩이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반짝이를 만나면서, 익숙한 바닷가 골목이 뜻밖의 모험의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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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과 토리는 빵집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바닷가 마을에 사는 두 꼬마 여우는 거의 매일 이 길을 걸었다. 노을에게는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었고, 탐험가를 꿈꾸는 토리에게는 아직 완성하지 못한 지도의 한 부분이었다.

빵 봉지에는 따뜻한 소금빵 네 개가 들어 있었다. 노을은 집까지 가는 동안 하나를 먹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지만 아직 봉지를 열지 않았다. 토리가 지도에 마지막 길 하나만 그리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 마지막 길은 빵집 문 앞에서도 마지막이었고, 생선 가게 앞에서도 마지막이었다.

“네 마지막은 몇 개쯤 남았어? 빵이 집보다 먼저 저녁을 맞겠는데.” 노을이 봉지를 코 가까이 가져갔다. 토리는 고개도 들지 않고 연필 끝을 불었다. “마지막 길이 늘어난 게 아니야. 중간에 빠진 데를 찾은 거지. 빵집 옆 골목에 계단이 하나 더 있었어.”

노을에게 그 골목은 빵집 고양이가 낮잠을 자는 곳이었다. 토리에게는 길이 갑자기 높아지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둘은 같은 마을에서 자랐지만 산책하고 돌아오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했다. 노을은 누가 무엇을 팔고 있었는지 기억했고, 토리는 그 가게 뒤에 문이 몇 개였는지 기억했다.

“그럼 고양이도 그려 줘. 처음 오는 친구가 밟으면 큰일 나잖아.” “고양이가 내일 다른 곳에서 자면 지도가 틀려지는데.” 토리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노을은 빵 봉지를 반대 손으로 옮겼다. “그럼 고양이가 가끔 자는 계단이라고 쓰면 되지.”

토리는 작은 귀 두 개를 그리고 그 옆에 ‘가끔’이라고 적었다. 글씨가 고양이보다 커졌다.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지우개를 찾았지만, 노을이 그건 알아볼 수 있다고 하자 그대로 두었다. 모르는 친구에게 보여 줄 지도라면서도 정작 보여 주는 순간에는 조금 긴장하는 얼굴이었다.

고양이의 낮잠 자리까지 그린 지도
고양이의 낮잠 자리까지 그린 지도

빵집 아주머니는 두 아이가 문밖에서 지도를 들여다보는 동안 봉지에 종이 한 장을 덧대 주었다. 빵이 식지 않도록 싸 준 종이에는 내일 반죽할 양이 삐뚤게 적혀 있었다. 토리는 버리는 종이라면 뒷면을 써도 되느냐고 물었고, 아주머니는 지도 때문에 빵 먹는 자리를 잊지만 말라고 했다.

바람에 종이 한쪽이 뒤집혔다. 노을이 빵 봉지로 모서리를 눌러 주자 토리는 고맙다는 대신 종이에 기름이 묻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 노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봉지를 살짝 들었다. 그러자 지도가 다시 펄럭였고, 토리는 얼른 자기가 모서리를 잡았다. 두 친구의 웃음이 돌담을 따라 짧게 굴렀다.

“잠깐만. 여기서 우리 집 지붕이 보여야 하는데.”

토리가 걸음을 멈추고 종이를 펼쳤다. 노을은 빵 봉지를 품에 안은 채 친구의 어깨 너머를 들여다보았다.

지도에는 커다란 빵집과 작은 집 두 채가 그려져 있었다. 작은 집들은 둘 다 바다 한가운데 있었다. 노을이 자기 집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우리 집이 여기 있으면 아침마다 배를 타고 나와야겠는데? 빵집을 조금 줄이면 집 들어갈 자리가 생기지 않을까?”

“그냥 네모로 그리면 무슨 집인지 모르잖아. 굴뚝도 있어야 하고, 창문에 빵이 놓인 것도 보여야 해. 처음 온 친구가 이걸 보고 빵집을 찾을 수 있어야 하니까.”

토리는 지도 위의 빵집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노을은 종이를 빼앗는 대신 길게 그어진 해안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그럼 빵집 그림은 옆에 따로 그리고, 진짜 자리에는 작은 표시를 하면 어때? 그림도 남길 수 있고 우리 집도 물 밖으로 나올 수 있잖아.”

토리가 지도를 조금 낮췄다.

“그렇게 해도 되나?”

“네 지도인데.”

토리는 잠시 생각하더니 연필을 꺼냈다.

“좋아. 대신 옆에 소금빵 그림도 그릴래.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그냥 돌아가면 아깝잖아.”

그때 하늘에서 가느다란 빛이 떨어졌다. 금빛 줄 하나가 두 친구의 머리 위를 지나 바위 사이로 사라졌다. 곧이어 물이 튀는 소리가 났다.

하늘에서 빛이 떨어진 저녁
하늘에서 빛이 떨어진 저녁

노을이 난간으로 달려갔다.

“토리, 방금 봤지? 저 바위 뒤에 떨어졌어. 아직 빛나고 있는 것 같은데.”

토리는 지도를 접어 배낭에 넣었다. 종이 끝이 접혀도 이번에는 신경 쓰지 않았다. 둘이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았을 때, 웅덩이에서 목소리가 올라왔다.

“거기 누구 있어? 있다면 대답 좀 해 줘. 물이 자꾸 입으로 들어와서 오래는 못 부르겠어!”

작은 별이 물 위에 뒤집혀 있었다.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마다 둥근 파문만 번졌다.

노을은 곧바로 옆의 돌계단으로 향했다.

“들었어! 지금 내려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토리, 빵 좀 맡아 줘.”

토리가 노을의 팔을 붙잡았다.

“계단 끝까지만 가. 아래쪽 바위는 물이 들어오면 전부 미끄러워져. 네가 넘어지면 저 친구까지 같이 떠내려갈 수 있어.”

“그럼 여기서 기다리기만 해?”

“같이 방법을 찾자는 거야. 내가 어망 옆에서 뜰채를 본 것 같아. 네가 말을 걸어 주는 동안 가져올게.”

노을은 토리의 얼굴을 보았다. 평소 지도를 자랑할 때와는 표정이 달랐다.

“알겠어. 빨리 다녀와. 나는 여기서 안 내려갈게.”

계단 마지막 단에 앉은 노을이 웅덩이를 향해 몸을 숙였다.

“친구가 널 건질 도구를 가지러 갔어. 나는 노을이야. 네 이름도 알려줄 수 있어?”

별은 몸을 뒤집으려다 다시 물에 빠졌다. 잠시 뒤 젖은 얼굴만 내밀었다.

“반짝이. 그런데 이름은 나중에 기억해도 되니까, 먼저 여기서 좀 꺼내 줘. 나는 물에 떠 있는 건 할 수 있는데, 물속에서 날아오르는 건 배운 적이 없어.”

“하늘에서는 날 수 있다는 거야?”

“물론이지. 조금 전까지도 날고 있었어.”

반짝이가 높은 하늘을 보았다.

“제대로 날고 있었으면 여기 떨어지지도 않았겠지만.”

마지막 말은 작았다. 노을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목에 두른 빨간 목수건을 풀어 무릎 위에 펼쳤다.

“꺼내 주면 여기에 앉아. 젖은 몸부터 닦자. 어디가 아픈지도 그때 살펴보고.”

반짝이는 목수건과 노을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거 네 거잖아. 바닷물이 묻으면 냄새날 텐데.”

“빨면 돼. 젖은 채로 떨고 있는 친구를 보고 집에 가는 것보다는 그게 편해.”

뒤에서 뜰채 끝이 돌계단에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토리가 긴 손잡이를 붙잡고 조심스럽게 내려오고 있었다.

“노을, 아래쪽 좀 받아 줘. 생각보다 무거워서 혼자서는 방향을 못 돌리겠어.”

둘은 뜰채를 천천히 물 쪽으로 내밀었다. 반짝이가 그물을 보더니 입을 다물었다. 토리는 그 앞에서 뜰채를 멈췄다.

“이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겠어? 우리가 들어 올릴 동안 가만히 있으면 돼. 끝이 그물에 걸리지 않게 천천히 해 봐.”

“들어가면 바로 꺼내 주는 거지?”

반짝이는 그물보다 그물을 잡은 두 여우의 손을 더 오래 보고 있었다.

“응. 마른 바위 위에 내려놓고 손을 뗄게. 어디로 갈지는 네가 정해.”

그제야 반짝이가 그물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둘은 손잡이를 함께 들어 올렸다. 반짝이의 몸에서 바닷물이 쏟아졌다.

마른 바위에 닿자 반짝이는 얼른 그물 밖으로 나왔다. 노을은 약속한 대로 뜰채를 옆으로 치웠다. 한동안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토리가 먼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됐다. 이제 됐어.”

노을은 반짝이 앞에 목수건을 놓았다. 반짝이는 잠깐 망설이다가 그 위에 앉았다.

반짝이가 앉은 자리에 작은 물자국이 퍼졌다. 목수건은 가운데부터 짙은 빨강이 되었다. 노을은 마른 귀퉁이를 찾았지만, 어느 쪽부터 닦아야 덜 아픈지 알 수 없었다. 반짝이의 한쪽 모서리가 다른 곳보다 안으로 조금 접혀 있었다.

“여기는 만지지 않는 게 좋겠어?” 노을이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켰다. 반짝이는 자기 끝을 내려다보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따끔해. 펴려고 하면 더 따끔하고. 가만히 있으면 괜찮아.”

토리는 배낭을 열어 안쪽 천을 꺼냈다. 지도장을 젖지 않게 싸 두었던 천이었다. 지도는 무릎 위에 놓고, 천은 바위와 목수건 사이에 밀어 넣었다. 반짝이는 토리가 종이를 어떻게든 품 안에 넣으려 애쓰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았다.

“그것도 젖으면 안 되는 거지?” “응. 하지만 지금은 비가 안 오니까 내 무릎에서 기다릴 수 있어.” 토리는 자꾸 접히는 지도 끝을 펴다가 결국 반으로 접었다. “넌 지금 날면 더 아플 수도 있잖아. 여기서 조금 말려.”

반짝이는 땅을 벗어나려고 몸을 들었다. 아주 잠깐 목수건과 틈이 생겼다가 다시 툭 내려앉았다. 노을이 놀라 두 손을 폈지만 별이 떨어진 자리는 원래 앉아 있던 천 위였다. 반짝이는 다친 모서리보다 두 여우의 얼굴을 먼저 보았다.

“원래는 이 정도도 못 하는 건 아니야. 물이 묻어서 그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토리는 떠오르는 높이를 재려던 손을 내렸다. “나는 마른 별이 어떻게 나는지도 아직 못 봤어. 잘했는지 못했는지 매길 줄도 모르고.”

노을은 반짝이를 더 쳐다보지 않으려고 바다 쪽으로 몸을 돌렸다. 한 번 떠오르려고 할 때마다 둘이 숨을 멈추고 보고 있으면 쉬는 것도 시험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바위에 붙은 조개껍데기를 손끝으로 가리키며 토리에게 어제보다 물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반짝이는 두 친구 사이에 앉아 파도가 작은 돌을 굴리는 소리를 들었다. 위쪽 길에서는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누구도 바위에 내려앉은 빛을 가져가려고 달려오지 않았다. 토리는 뜰채 손잡이가 길 쪽으로 튀어나오지 않게 옆으로 돌려 놓았고, 노을은 바람에 날리는 수건 끝을 돌 하나로 눌렀다.

“조금 전에는 왜 그렇게 손을 보고 있었어?” 토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물이 무서우면 다른 걸 가져와야 하나 생각했거든. 그런데 네가 우리 손을 더 보는 것 같아서.” 반짝이는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두 여우가 다시 기다리자 이번에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기 시작했다.

젖은 반짝이를 목수건 위에 앉힌 노을과 토리
젖은 반짝이를 목수건 위에 앉힌 노을과 토리

“아까는 너희가 나를 가져가려는 줄 알았어.”

토리의 귀가 축 처졌다.

“우리가 그렇게 보였어?”

“내가 빛나니까. 반짝이는 물건은 주우면 자기 거라고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거든.”

노을은 목수건 끝으로 반짝이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그래서 어디로 갈지 네가 정하라고 한 거야. 우리는 집에 가는 길이었어. 쉬고 싶으면 같이 가도 되고, 다른 데 갈 거면 아는 길까지는 알려줄 수 있어.”

토리가 배낭에서 지도를 꺼내려다가 손을 멈췄다.

“지도는 아직 틀린 데가 좀 있어. 그래도 이 마을 길은 알아.”

반짝이가 처음으로 웃었다. 몸에서 새어 나온 빛이 세 친구의 얼굴을 따뜻하게 비췄다.

“그럼 잠깐만 같이 가도 될까? 지금은 집까지 혼자 갈 자신이 없어.”

“멀리 살아?”

노을이 물었다. 반짝이는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멀기도 하고, 내가 살던 곳이 아직 거기 있는지도 모르겠어.”

토리는 꺼내려던 지도를 다시 넣었다.

“그럼 오늘은 쉬자. 네가 기억하는 걸 들려주면, 내일 어디부터 찾아볼지 같이 생각해 볼 수는 있잖아.”

반짝이는 잠시 하늘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노을은 빵 봉지를 챙겼고, 토리는 빌린 뜰채를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둘이 돌아왔을 때도 반짝이는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두 여우 쪽을 바라보면서.

집에 도착하자 노을의 엄마가 따뜻한 수건부터 가져왔다. 빵은 식었지만 식탁에는 수프가 있었다. 토리도 옆집에 다녀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노을이 반짝이 앞에 빵을 놓았다.

“나는 빵을 먹지 않아. 아까 말하려고 했는데 물이 자꾸 들어와서.”

“그럼 뭘 먹어?”

“빛이 있는 데서 쉬면 돼. 이 등잔 옆이면 충분해. 그런데 빵은 그냥 여기 두면 안 될까? 냄새가 좋아.”

노을은 빵을 반짝이 앞에 그대로 두고 자기 몫만 반으로 잘랐다. 빵 안에서 남아 있던 따뜻한 김이 나왔다. 반짝이가 가까이 기울자 빵의 갈라진 틈이 금빛으로 밝아졌다. 토리는 눈을 크게 떴다가 빵을 지도로 쓰면 안 되겠다고 중얼거렸다. 노을이 그 이유를 묻자 바다를 그리기도 전에 자기가 먹을 것 같다고 했다.

빵 냄새를 맡는 반짝이와 두 친구
빵 냄새를 맡는 반짝이와 두 친구

엄마는 식탁 한쪽에 작은 접시를 뒤집어 놓고 그 위에 마른 천을 깔았다. 반짝이가 바닥의 부스러기에 몸을 긁히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반짝이는 자신에게 의자가 필요 없다고 말하다가, 천이 등잔과 나란한 높이에 놓인 것을 보고 그 위로 올라갔다.

“네 집에서는 어디서 쉬었니? 우리가 똑같이 해 줄 수는 없겠지만, 불편한 건 바꿀 수 있을 거야.” 엄마가 물었다. 반짝이는 등잔 유리를 보았다. “창문 가까이에 작은 자리가 있었어요. 밤에도 바깥이 조금 밝았고요. 여기처럼 빵 냄새는 안 났어요.”

“창문 자리라면 내 방에도 있어.” 노을은 말하고 나서 창틀에 늘어놓은 돌멩이를 떠올렸다. “조금 치워야 하지만. 토리 돌보다 작은 것들이라 금방 치울 수 있어.” 토리는 왜 꼭 자기 돌과 비교하느냐며 수프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반짝이가 앉을 폭이 얼마나 되는지 두 손으로 재 보았다.

저녁을 거의 먹었을 때 토리의 아빠가 문을 두드렸다.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데리러 왔다가 식탁 위의 별을 보고 문손잡이를 놓지 못했다. 토리는 놀라지 말라면서 자신이 제일 놀란 사람처럼 빠르게 설명했다. 뜰채를 가져온 일과 노을이 계단에서 기다린 일의 순서가 뒤섞였다.

아빠는 설명이 끝날 때까지 듣고 반짝이에게 인사했다. 반짝이는 이름을 말한 뒤 노을과 토리에게 두 번이나 도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 번은 물에서 꺼내 준 것, 다른 한 번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했는데도 자리를 내준 것이었다. 노을은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자신은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반짝이는 둘을 따로 기억했다.

토리가 집으로 돌아갈 때는 뜰채를 빌린 어망 주인에게 내일 아침 인사를 하기로 했다. 아빠가 지도장을 받아 들려 하자 토리는 젖은 부분부터 보여 주었다. 처음에는 혼날까 봐 감추려 했던 접힌 모서리도 그냥 펼쳤다. 아빠는 새 종이를 붙이면 되겠다고 말하고, 오늘 그린 길은 잃어버리지 말라고 했다.

문이 닫힌 뒤 집 안에는 그릇 씻는 소리가 남았다. 반짝이는 잠들기 전에 창문을 한 번 보고 싶다고 했다. 노을이 커튼을 걷자 바다 위의 별들이 들어왔다. 반짝이는 어떤 빛을 찾는 듯 오래 바라보다가 더 보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을은 왜냐고 묻지 않고 커튼을 손에서 놓았다.

“내일 아침에도 여기 있을 거야?” 노을이 물었다. 반짝이는 조금 놀란 얼굴이었다. “네가 일어나기 전에 혼자 가지는 않을게. 갈 곳을 찾더라도 먼저 말하고.” 노을은 그제야 의자를 식탁 쪽으로 당겼다. 돌아갈 집을 찾는 일은 내일부터 함께 생각할 수 있었다. 오늘 밤에는 새 친구가 잠들 자리가 먼저였다.

그날 밤 노을은 식탁에 의자를 하나 더 붙였다. 반짝이는 접힌 수건 위에 앉아 빵 냄새를 맡다가 잠들었다. 노을은 잠든 친구가 너무 밝을까 봐 창문 커튼을 반쯤 닫았다.

등잔 곁에서 잠든 반짝이
등잔 곁에서 잠든 반짝이

커튼 사이로 보이는 하늘에서, 가느다란 금빛 하나가 또 떨어졌다.